아침. 축전지는 텅 비었고, 배터리는 7%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.
✢✳✻✽✻✳✢ "나랑 볼트는 여기 있을게. 죽은 척은 자신 있어."
"금방 올게."
폐차장을 나서는 두 사람의 뒤에서, 헤드라이트가 배웅하듯 한 번 깜빡였다.
아침. 축전지는 텅 비었고, 배터리는 7%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.
✢✳✻✽✻✳✢ "나랑 볼트는 여기 있을게. 죽은 척은 자신 있어."
"금방 올게."
폐차장을 나서는 두 사람의 뒤에서, 헤드라이트가 배웅하듯 한 번 깜빡였다.
폐차장의 배웅
전기 시장은 도시의 그림자 밑에 있었다. 간판은 없고,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골목.
좌판마다 중고 배터리가 계급장처럼 쌓여 있었고, 천장에는 알전구가 별처럼 매달려 있었다.
물 한 병이 0.3킬로와트시. 라면 한 봉지가 0.5. 여기서는 전기가 화폐였다.
"우와… 이런 데가 있었어?"
"조용히 해. 여기서 촌티 내면 바가지 써."
전기가 화폐인 곳
시장 가장 안쪽, 전구가 제일 많이 달린 가게.
계산대 뒤에서, 은색 뽀글머리에 안경을 쓴 여자가 두 사람을 올려다봤다. 안경알이 전구 빛에 하얗게 번쩍였다.
"…어라. 너, 태양이네 딸이구나."
"저희 아빠를 아세요?"
"알다마다. 이 시장 절반은 네 아빠가 고쳐준 걸로 돌아가."
전구가 가장 많은 가게
도트가 기억 파편 이야기를 꺼내자, 아줌마는 말없이 가게 문을 닫았다. 딸깍 — 간판 불이 꺼졌다.
"그 차를… 정말 깨웠니?"
셋은 한참을 이야기했다. 아줌마가 아는 것은 많지 않았지만, 전부 처음 듣는 것들이었다.
"네 아빠는 그걸 '심장'이라고 불렀어. 뭔지는 나도 못 봤다. 보여주질 않았으니까."
"잡혀간 사람들은 타워 지하로 가. …그리고 얘야, 산 채로 데려갔다는 건 — 필요해서야."
아빠가,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. 도트의 주먹이 떨렸다.
닫힌 문 안의 이야기
"저희… 전기가 필요해요."
"공짜는 없어. 시장 규칙이야."
아줌마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, 계산대 밑에서 낡은 축전 팩을 꺼내 올렸다.
"선불로 주마. 대신 — 태양이네 공방에 가서 내 물건을 하나 찾아와. 십 년째 못 들어가고 있거든."
"공방은 잠겨 있어요. 여는 법은 아빠만 알았어요."
"열쇠는 네 아빠가 딸한테 남겼을 거다."
"저, 열쇠 같은 거 없는데요."
아줌마의 안경이 번쩍, 빛났다.
"있을 거야. 몰라서 그렇지."
선불과 조건
오래된 무전기
아이들이 축전 팩을 안고 사라진 골목 끝을, 아줌마는 오래 바라보았다.
그리고 계산대 아래에서 — 오래된 무전기를 꺼냈다.
"…나야. 태양이의 차가 깨어났어."
무전기 너머의 상대가 누구인지는, 아직 아무도 모른다.
주 1~2회 연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