EP. 04
"진짜라니까. 어젯밤에 헤드라이트가 혼자 두 번 깜빡였어."
"꿈 아니야?"
✢✳✻✽✻✳✢ "…꿈 아니야. 나도 느꼈어. 볼트가 뭔가 말하려고 해."
스파크의 불빛이 계기판 위를 천천히 오갔다. 고민하는 것처럼.
✢✳✻✽✻✳✢ "기억 모듈을 살짝만 열 수 있어. 아주 살짝. …위험하긴 해."
"얼마나 위험한데?"
✢✳✻✽✻✳✢ "손상된 섹터를 잘못 건드리면, 남은 기억도 지워져."
셋은 잠시 말이 없었다. 침묵을 깬 건 계기판이었다. 불빛이 — 스스로, 두 번 깜빡였다.
"…볼트가 열래."
스파크가 어둠 속으로 잠수하듯 사라졌다. 계기판에 낯선 화면이 떠올랐다.
지지직 — 화면에 영상 파편이 재생됐다.
비 오는 밤이었다. 사이렌 소리. 멀리서 도시의 불빛이 블록처럼 꺼져 가고 있었다.
누군가 볼트의 계기판을 두드리고 있었다. 얼굴은 노이즈에 지워져 보이지 않았다. 그러나 목소리는 남아 있었다.
"잘 들어. 지금부터 전원을 내리고 — 숨어라. 그리고 지켜라."
빗물에 젖은 작업복. 그 가슴에, 조그만 태양 문양이 수놓아져 있었다.
영상은 거기서 끊겼다.
도트가 굳어 있었다. 드론이 왔을 때보다 더.
그녀는 말없이 자기 태양광 리그를 뒤집었다. 밑판 구석 — 같은 태양 문양이 찍혀 있었다.
"…우리 아빠 공방 마크야."
"그럼, 대정전 날 밤에 볼트를 숨긴 사람이—"
"아빠는 알고 있었어. 이 차가 뭔지. 그래서 잡혀간 거야."
3년 전, 드론이 도트의 아빠를 데려간 이유가 — 지금 이 차고 안에 서 있었다.
✢✳✻✽✻✳✢ "…볼트가 지키는 게 뭔지는, 나도 몰라. 그건 볼트만 알아."
그때 — 계기판의 숫자가 바뀌었다. 25.0%.
딸깍.
조수석 문이, 스르륵 열렸다.
✢✳✻✽✻✳✢ "…볼트가 너희를 초대하고 있어."
10년 동안 닫혀 있던 문 안쪽에서, 오래된 차 냄새와 함께 — 아주 희미한 온기가 흘러나왔다.